Interview with Scentlife - The Art of Scent Behind Medley

👃 MEDLEY 향의 탄생

Interview with Scentlife - The Art of Scent Behind Medley

조향사 Scentlife 에게 묻다 - Medley의 향이 태어나기까지


👥 소개 & 참여 계기

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마음 깊이 애정이 생긴 브랜드, 메들리를 통해 인사드릴 수 있어 반갑고 영광입니다. 저희는 향 큐레이션 그룹 Scentlife의 대표 큐레이터이자 조향사입니다.

Q. 메들리 프로젝트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H: 저는 메들리에서 처음 연락해오셨던 순간, 첫 통화 때 제가 서있던 공간도 기억해요. 당시 전해졌던 브랜드 스토리만으로 이미 마음 속에서 친밀감을 느꼈거든요. ‘음악’이라니. 설레는 마음이었어요. 그리고 두 분이 메들리를 함께 만들어나가고 계시듯 사실 저희 둘은 올해로 함께 일한 지10년이라는 저희 나름대로는 기념비적인 시간을 맞았거든요 !

S: 둘의 첫 만남, 그리고 저희의 중요한 순간들을 돌이켜보면 음악을 통한 감정의 연결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어요. 함께 공연을 가고 여전히 업무 공간에서는 음악이 함께합니다. 음악이 선사해준 순간들이 서로에게 느끼는 애정과 신뢰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거라 생각해요. 음악을 좋아하는 둘이기에 메들리의 연락을 받았을 때 꼭 함께하고 싶은 작업이라는 대화를 나눴죠.

H: 맞아요. 아티스트, 공연을 위한 향을 개발하고 제품을 제작하시는 의뢰들은 줄곧 함께 해왔지만, 음악 장르 자체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업은 처음이었기에 저희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 음악과 향의 언어

Q. 음악 장르를 향으로 표현한다는 개념을 어떻게 풀어내셨나요?
H: 향과 음악은 그 자체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가장 큰 공통점이 있습니다. 메들리 향수라는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보틀로부터 보이지 않는 두 감각이 피어올라야하는구나, 생각했어요.

S: 그리고 청각과 후각, 둘은 아주 다른 감각의 영역이지만 둘 모두 꽤 주관적 감각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경험과 기억에 따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르게 다가올 수 있죠. 저는 그 주관성을 작업에 적용할 때는 다양함과 자유로움이라고 여겼어요. 틀에 갇힐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세 가지 장르의 향

Q. 재즈, 클래식, 팝 세 장르를 어떻게 표현하셨나요?
S: 음악의 장르를 전반적으로 살피고 장르들이 전달하는 여러 표현 방식 중에서도 특히, 메들리에서 그 음악을 바라보는 시선을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브랜드의 기획은 저희에게 중요하거든요. 전달해주신 기획안에 각 장르의 무드와 방향성이 디테일하게 잘 구성되어 있어 좋은 가이드가 되었습니다. 저는 작업을 할 때 원칙이나 정확한 계산을 지향하기보다는 직관에 의존하는 편이라 노트 하나 하나를 세밀하게 구성하기보단 주요 느낌을 구현할 노트를 선택하고 다른 원료들을 배치하는 편이었어요.

H: 큰 골격으로 향의 계열을 확정한 후에는 세 가지 장르를 두고 상대적인 기준으로 작업하며 디테일을 잡아나간 것 같아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새삼스러운 깨달음이 있었는데요. 특정 색깔을 투영해 틀에 갇히게 하기엔 한 장르 내에서도 다양한 느낌이 존재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다른 장르에 겹치기 어려운 독보적인 그 장르만의 느낌에 중점을 두려고 하면서 서로의 간격을 만들어 나갔어요. 하지만 한 브랜드의 제품인만큼 세 제품의 균형감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제가 작업 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브랜드의 의견이에요. 메들리의 향들은 브랜드와의 공동 개발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브랜드가 지향하는 것을 가장 잘 알고 계신 분들이 상상하고 있는 것, 구현하고자 하는 방향성. 그것들이 저희의 시선이 일치되어야 단순한 향 작업에 갇히지 않고 브랜드 제품을 위한 작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음악과 함께한 작업 과정

Q. 작업 중 실제로 음악을 들으셨나요?
S: 말씀드린 것처럼, 작업자 둘 모두 음악을 사랑하기 때문에 작업 시간은 물론 일상에서도 음악을 가까이 하는 편입니다. 때로는 바쁜 삶에 음악을 놓치기도 하지만요.

H: ‘메들리’ 브랜드에 정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어요. 음악 한 곡 한 곡을 지금보다 더 소중하게 여겼던 시기에 비해 최근엔 음악을 단순히 배경음악으로 소비하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스스로 그 사실이 불만족스러운 몇 년이었어요. 그런데 작업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그 장르의 음악을 듣는 동안... 정말 오랜만에 배경음악으로 소비하는 게 아니라 귀를 기울여 진심으로 듣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해요. 이 기회를 통해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 향의 구성과 원료

Q. 각 장르에 사용한 주요 원료가 궁금해요.
H: <CLASSICAL클래시컬>, 현악기의 목재 느낌을 위해 사용했던 로즈우드와 패츌리의 조합에 생화 느낌을 터치했던 마지막 수정이 기억에 남습니다. 최근에 클래시컬의 잔향을 맡으며 들었던 생각인데 추후 클래시컬의 또 다른 버전을 하나 더 런칭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 때는 나무 느낌을 전면으로 내세운 버전도 작업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생겼습니다.

S: <JAZZ재즈>에는 바닐라와 레더가 주요하게 사용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으로의 재즈를 연상하면 장르 안에서도 다양한 느낌이 존재하는데, 메들리의는 너티한 느낌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고급스러운 재즈바 느낌이 완성된 것 같아요.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POP 팝> 에는제가 가장 애정하는 애프리콧 뉘앙스가 있어요.


⚖️ 작업의 난이도와 고민

Q. 가장 만들기 어려웠던 향은 어떤 것이었나요?
S: 저는 재즈요. 특히 재즈를 두고, 고객분들이 예상하고 또 기대하는 향의 느낌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떻게 좋은 첫 인상을 만들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H: 조금씩 ‘어려움’의 의미가 달랐지만 ‘향’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아마 클래시컬일거에요 ! 클래시컬이 가장 마지막으로 완성되었죠 ? 클래식을 연상하면 다양한 연출이 떠오르는데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할까부터 고민이었어요. 특히 플로럴과 우디는 방대한 범위라고 생각되어서 고민이 있었고요. 어느 정도 완성 후에도 너무 흔한 향은 아닌가 고민이 있었는데 브랜드의 피드백에 따라 수정을 거치니 메들리의 색깔이 더해진 향이 완성되었습니다.


🌍 문화적 맥락과 영감

Q. 메들리는 프랑스와 한국을 잇는 브랜드인데, 이런 문화적 배경이 조향에 영향을 주었나요?
H: 아시다시피 ‘향’을 이야기할 때 프랑스는 빼놓을 수 없는 나라이기에 그 존재감만으로도 특별한 느낌이 들었고요. 각 문화를 대표하는 두 분과의 소통, 풍부한 피드백을 통해서 두 문화를 모두 오가며 작업하는 느낌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더 갇히지 말고 자유롭게 작업하자는 마음이었습니다.

S: 메들리의 패키지를 구성하는 프랑스 아티스트의 아트웍 Art-work 첫 인상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 시각적인 부분과의 괴리감, 충돌이 없는 향을 위해 아트웍도 참고하며 작업했습니다. 추후 출시될 라인업들의 일러스트들도 기대가 되는 마음이에요.


💭 감정과 향의 관계

Q. 사람들이 메들리 향수를 맡았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길 바라나요?
S: 몇 년 전부터 저희는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하며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어떤 때에는 일상에 좋은 영감이 되기를 바랬고, 또 어떤 때에는 향이라는 세계에 호기심을 느끼시길 바란 때도 있어요. 요즘의 소망은 ‘기분이 좋아져!’ 라고 느끼시는 것 입니다. 특히 메들리 향수는 음악을 주인공으로 하기에 우리가 음악을 찾을 때 느끼는 기대감처럼 음악을 들을 때의 설렘을 향에서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H: 익숙함과 새로움, 두 상반됨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편곡을 통해 새로워진 음악을 들을 때의 느낌이랄까요 ? ‘어딘가 익숙한’ 느낌에서는 아름다운 기억, 향수(鄕愁)들을 떠올리시기를, 그럼에도 ‘새로운’ 느낌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특별한 기대감들을 떠올리시기를. 이 두 감정을 모두 향 속에서 찾아주신다면 더없이 기쁠 것입니다.


🎶 음악과 향의 공통점

Q. 음악과 향수는 어떤 점에서 닮아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S: 의식하지 않으면 놓칠 수 있습니다. 관심을 갖는 만큼 마음을 두는 만큼 들리고 맡아지죠. 알면 아는 만큼 삶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 감정의 폭이 더 깊고 넓어지는 것 같아요.

H: 맞아요. 들리는 것과 듣는 것이 다르듯 향 그리고 냄새 또한 일상 속에서 느끼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다양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다양한 컨텐츠로 에너지 소모가 많은 일상에서는 음악과 향이 자연스럽게 배경이 되어주는 것 또한 아름답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덜어내는 순간이 있어야 중요한 순간에 존재감을 발휘하니까요.


✨ 기억에 남는 순간들

Q.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H: 클래시컬에 플로럴을 터치할 때 의도보다 다량 들어간 버전이 생겨 조금 고민하다가 샘플에 포함시켰어요. 놀랍게도 클래시컬의 최종 버전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이 점이 사쉐의 발향에서 매우 강력한 역할을 했어요. 늘 배우는 단계라고 생각해 조심스러움이 앞서는 편이지만 언제나 과감한 시도들을 해보아야하는 것 같아요.

S: 향을 만드는 과정을 넘어 향수와 사쉐를 생산하던 과정이 기억나는데요. 발향도를 위해서 부향률 테스트를 하던 기간, 더 나은 사용감을 위한 점도 테스트를 지속하던 시기가 생각납니다. 런칭 이후 용기의 롤러 부분 완성도를 위해 브랜드와 함께 솔루션을 찾던 기억도 나고요. 제품의 퀄리티, 디테일을 위해 세심하게 신경쓰시는 부분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 마무리 & 앞으로의 계획

Q. 공식 레시피에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숨겨둔 디테일이 있나요?
S: 이번 작업은 자유롭지만 또 솔직했던 것 같아요. 다음 작업 때는 꼭 비밀을 하나 숨겨둘게요. 😊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향이나 음악 장르가 있나요?
S: 조금 전 인터뷰에서 나왔던 ‘한국적인 원료’라는 단어가 마음에 남아요. 향 제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다보니 국내에서 지역을 기반으로 한 향을 개발할 때 주로 한국적인 원료가 많이 쓰이고있고 최근에 한국 문화가 사랑을 받으면서 명소들 곳곳에서 향기 제품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한국적인 음악과 원료가 만난다면. 그 또한 매우 의미있는 작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 클래식의 한 부분일 수도 있으나 아름다운 선율의 가곡을 모티브로 한다면 누구나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향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이 있다면요?
S: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작업했다’라는 사실이요. 모든 예술과 감각의 관계가 그렇듯, 만든 이의 이야기와 감정이, 감각하는 이에게 고스란히 투영된다고 믿어요. 향을 즐기시는 분들이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자유로움을 이번 작업에서 지향한 만큼, 어떤 틀과 경계 없이, 시간, 공간, 사용 방식 등을 모두 자유롭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H: ‘음악’이요.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제가 향수를 주인공으로 여길거라 생각하시지만 제가 하는 많은 작업들은 대부분 무언가가 우선하고 그래서 향이 있을 수 있는 일들이에요. 메들리의 향들 역시 ‘음악’이 있기에 ‘향’이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일상 속에서 음악을 떠올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을 향으로 구현한 메들리와 센트라이프의 시선을 함께 느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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